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5


《곤충 소년 1》

 김동화

 도서출판 예원

 1990.7.10.



  국민학교를 마치고 들어간 중학교는 따분했습니다. 사내만 모인 중학교는 썰렁한데다가 학생도 교사도 말이며 몸짓이 거칠 뿐 아니라, 하루 내내 손찌검이나 주먹다짐이 춤추었습니다. 국민학교에서는 가시내 사내 가리지 않고 명랑문화·순정만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다면, 사내만 있는 중학교 또래는 싸움짓이 가득한 만화 아니면 쳐다볼 생각을 안 했습니다. 교사를 비롯한 숱한 어른은 ‘만화 = 폭력·응큼함 가득한 나쁜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더군요. 이런 판에 만화잡지를 읽기란 참 벅찼습니다. 《보물섬》, 《소년중앙》, 《만화왕국》, 《아이큐점프》, 《하이센스》, 《르네상스》를 ‘만화대여트럭’에서 모두 빌려읽는데 언제나 새롭게 돋보이는 분이 있어요. 바로 김동화 님입니다. 풀벌레 이야기를 담아낸 만화는 그림결이 살짝 엉성하지만 줄거리나 짜임새는 좋았고, 그무렵 학교에서 따돌림받는 아이 마음을 싱그러이 담았어요. 《곤충 소년》은 《요정 핑크》만큼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화를 그리는 어른이 이렇게 스스로 거듭나려 애쓴다’는 대목을 느꼈고, 그 뒤에 강시를 그린 만화도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어느 때나 곳이라도 스스로 씩씩하게 마음을 품는다면 우리 꿈길을 가는구나 하고 배웠어요. ㅅㄴㄹ



“넌 네 키만큼도 못 뛰지만 메뚜기는 자기 키의 50배를 뛸 수 있다. 어때, 굉장하지?” “그렇지만 난 메뚜기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 메뚜기가 그렇게 뛸 수 있는 힘을 찾아내는 게 우리 연구소에서 하는 일 아니냐?” “그렇다면 꿀벌은 한 번도 쉬지 않고 40km를 날을 수 있다는데 그 힘을 찾으면 우리 인간도 지치지 않고 수천 리를 뛸 수 있겠네요?” (26쪽)


“잡긴 뭘 잡아? 지금이 몇 신데 이제 등교하며, 그 복장은 뭐야?” “산에 가서 곤충을 잡았거든요.”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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