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8. 냅다


한 사람이 모든 말을 다 알는지 모르지만, 여러 사람이 있어 터전마다 다른 말을 새삼스레 마주할 만하기도 합니다. 모든 말은 삶에서 비롯하기에 삶이 다르면 말이 다르고, 삶자리에서 하는 일이 다르면 어릴 적부터 익숙하거나 맞아들여서 쓰는 말이 달라요. 뱃사람 말씨랑 숲사랑 말씨가 달라요. 시골 말씨랑 서울 말씨가 다르지요. 고등학교를 마칠 무렵까지는 ‘냅다’란 말씨를 “냅다 달리다”나 “냅다 해치우다”나 “냅다 왔지요” 같은 자리에만 썼어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텃마을을 떠나 다른 고장에서 살아갈 적에, 불이 타면서 피어나는 하얀 김이 코에 닿는다든지 이러한 결을 느낄 적에는 ‘냅다’를 쓴다고 가만히 짚어 준 이웃님이 있어요. 두 가지 ‘냅다’를 만나서 깨닫고 혀에 얹으면서 무척 산뜻했습니다. 겉보기로는 같지만 다른 말씨요, ‘맵다·냅다’를 제대로 가려서 쓸 줄 안다면 제 마음이나 생각이나 넋이나 몸짓도 한결 넓고 깊이 가꿀 만하겠다고 느꼈어요. 냅다 일어서는 디딤돌이 되었달까요. 냅다 뒤엎는 첫걸음이 되었달까요. 다만 어른이란 나이나 몸을 입으며 살아도 ‘냅다 1·2’을 못 가리는 분이 꽤 많지 싶습니다. ㅅㄴㄹ


냅다 1 ← 연기(煙氣), 훈증

냅다 2 ← 급(急)-, 급속도, 급히, 급격, 급전직하, 강하다, 강력, 강렬, 순간적, 순간, 순식간, 삽시간, 일순간, 일순, 별안간, 명쾌, 명징, 명확, 극명, 자명, 찰나, 전혀, 분명히, 완전히, 정말로, 진정으로, 보통 이상으로, 혁명적, 돌연, 현격, 돌발, 돌발적, 선풍, 선풍적, 획기적, 초미의, 초미(焦眉), 연타(連打), 확연, 선연(鮮然), 전환, 코페르니쿠스적,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격정, 격정적, 격렬, 방향 전환, 극구, 급진, 급진적, 민감, 민첩, 과격, 대(大)-, 배가, 배(倍), 일사천리, 금세, 금시, 전면, 전면적, 주마등, 근원, 근원적, 근본, 근본적, 본질, 본질적, 경이, 경이적, 압도, 압도적, 초장(初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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