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6. 펄펄


글을 모으면 예전에는 ‘문집’ 같은 한자말을 썼지만, 이오덕 어른이 ‘어린이 글모음’이란 말을 꾸준히 쓰면서 ‘모음’이란 낱말을 새롭게 바라보는 분이 늘었어요. ‘묶음’이란 낱말도 어울리고, ‘뭉치’나 ‘꾸러미’란 낱말도 좋아요. 예부터 고기를 누리려면 손수 잡았어요. 누구나 풀을 뜯듯 누구나 짐승 목을 땄어요. 배고프니까 풀이며 고기이며 마련하지요. 가려서 먹기도 하고, 무엇이든 먹기도 합니다. 꼭 모두 먹어내야 하지 않아요. 못 먹으면 꺼려도 됩니다. 즐기니까 듬뿍 누려요. 좋아하니 담뿍 건네지요. 즐길 줄 아는 마음은 넘보지 못해요. 생각해 봐요. 즐기는 사람을 누가 이길까요? 즐기는 사람은 이기거나 진다는 생각이 아닌 오직 ‘즐김’ 하나예요. 잘 해내야 한다거나 어긋나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이라면 힘들어요. 일이나 놀이 모두 즐기는 웃음꽃일 적에 놀랍도록 피어나고 눈부시도록 일굴 만하지 싶습니다. 엄청난 재주가 있어야 하지 않아요. 재주가 없으면 어떤가요. 가볍게 깡총거리면서 놀아요. 나비나 새처럼 펄펄 날듯이 즐겨요. 이러한 몸짓이라면 손대지 못할 일이나 놀이란 없겠지요. 즐거움이란 홀가분함입니다. ㅅㄴㄹ


꾸러미·묶음·뭉치 ← -집(集), -부(簿)

잡다·죽이다·목을 따다 ← 도륙, 도살

배고프다·고프다·꼬르륵·꾸르륵 ← 공복, 허기

가리다·고르다·가려먹다·골라먹다·안 먹다·못 먹다 ← 편식

듬뿍·듬뿍듬뿍·담뿍·담뿍담뿍 ← 대량, 다량, 과다, 과대, 풍요, 풍성, 풍부, 태산, 무궁무진, 윤택, 여유, 여분, 신적

넘볼 수 없는·넘보지 못할·건드릴 수 없는·건드리지 못할·넘을 수 없는·넘지 못할·손댈 수 없는·손대지 못할·눈부시다·놀랍다·어마어마하다·엄청나다·대단하다·말이 안 되다·껑충·펄펄 ← 경이적,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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