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미숙 창비만화도서관 2
정원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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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72


《올해의 미숙》

 정원

 창비

 2019.2.18.



  4월로 들어선 고흥은 참으로 따뜻합니다. 3월도 따뜻했지만 훨씬 따뜻하지요. 시골은 밤에 썰렁하기 일쑤이지만, 4월이면 고흥밤은 반소매에 반바지로도 상큼합니다. 늘 움직이면서 살림을 해봐요. 추울 일이 없습니다. 시멘트집에 깃들어 책상맡에 앉아서 일하거나 배운다면 몸을 쓸 길이 없으니, 또 햇볕이며 바람을 맞이할 길이 없으니 4월뿐 아니라 오뉴월에도 썰렁하다고 여기겠지요. 《올해의 미숙》에 흐르는 사람들은 시멘트집에서 자가용에서 가게에서 큰고장 거님길에서 말을 섞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서울살이 하는 이웃은 언제 단출한 차림새로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실까요? 맨발로 풀밭에 서서 발가락 사이를 기어다니는 개미나 풀벌레를 느낄 틈이 있을까요? 텔레비전에 흐르는 연속극은 엇비슷해 보일 뿐더러 큰고장에서 복닥이는 사랑타령입니다. 그렇지만 왁자그르 모인 고장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외려 마음풀이가 될 만하네 싶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합니다. 누구나 마당 있는 흙집을 누리고, 나무로 불을 지피고, 풀밭을 누비는 벌나비랑 말을 섞고, 구름이 베푼 그늘을 누리고, 빗물을 입 벌리고 마시면, 우리 ‘연속극’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ㅅㄴㄹ



“괜찮지, 그럼. 우울증 이런 거 다 정신력이야.” (10쪽)


“가보고 싶다.” “그쵸. 거기서 피자 먹고 싶어요.”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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