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낙서 : 아이는 글을 쓴다. 아이는 그림을 그린다. 아이는 노래를 한다. 아이는 춤을 춘다. 아이는 말을 한다. 아이는 빙그레 웃다가 까르르 터진다. 아이는 눈물에 젖기도 하고, 아이는 꿈을 꾸면서 사르르 잠이 든다. 아이는 꽃이며 나무한테 속삭인다. 아이는 어른이 안 보는 자리에서 구름에 살짝 올라타며 놀고, 바람하고 온나라를 돌다가 별빛을 품고서 온누리를 즐긴다. 아이가 붓을 쥐어 생각나는 대로, 본 대로, 사랑하는 대로, 살아가는 대로, 무엇이든 종이에 담아낸다. 아이 손길이 흐르는 붓자국을 바라보는 어른은 몇 가지로 느낄 만하겠지. 첫째, 아이 삶이자 사랑이자 꿈이로구나. 둘째, 낙서잖아. 아이 손길을 삶·사랑·꿈으로 알아보든, 아이 손길을 한낱 낙서라고 치면서 지나가든 대수롭지 않다. 다만 하나는 밝힐 만하다. 아이 손길을 고스란히 아이 눈빛으로 읽으면서 말을 섞으면 아이는 사랑으로 꿈을 키우며 살아간다. 아이 손길을 그냥 낙서로 읽으면서 핀잔하거나 비웃으면, 뭐 그냥 끝이지. 2020.3.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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