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 삼촌을 부탁해요 문학동네 동시집 43
박혜선 시, 이고은 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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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시읽기

노래책시렁 125


《백수 삼촌을 부탁해요》

 박혜선 글

 이고은 그림

 문학동네

 2016.1.27.



  어린이는 왜 학교를 다녀야 할까요? 어린이는 왜 어른이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할까요? 어린이는 왜 초등학교 졸업장에 이어 중·고등학교 졸업장을 바라보아야 할까요? 이런 졸업장이 없이 스스로 바라는 길을 가면 안 될까요? 시사상식을 알아야 사회란 데에서 살아갈 만할까요? 시사상식을 모르는 채 사회에 깃들지 않고서 고요히 숲터를 가꾸면서 손수 하루를 짓는 길을 가도 되지 않을까요? 자격증을 따야 집을 짓지 않아요. 특허가 있어야 장사를 할 만하지 않아요. 어떤 어버이도 자격증이나 특허를 내세워서 밥을 짓거나 옷을 추스르거나 살림을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사랑스러운 손길 하나로 보금자리를 보듬습니다. 어린이가 배울 삶길이라면 바로 이 대목이요 이 눈길이며 이 마음이면 넉넉하리라 느껴요. 《백수 삼촌을 부탁해요》에 흐르는 사회·학교·아파트 이야기가 살짝 답답합니다. 틀림없이 요즘 어린이가 이런 터전에서 맴돌기는 할 테지만, 요즘 동시가 순 이런 줄거리만 다루니 하나같이 엇비슷하고 다툼질이나 투덜질에 맴돌기 일쑤입니다. 어린이하고 손을 잡고 새 앞길로 나아가도록 글감을 가다듬어도 안 나쁠 테지만, 글감보다는 살림감을 바라보면서 함께 짓고 새로 돌보며 환하게 빛내어 나누는 노래를 부르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주말농장에서 뜯어 온 상추 / 이웃에 나눠 주러 갔다가 / 된통 혼만 나고 돌아왔다 // 너지? 현관문 쾅쾅 닫는 애 / 너니? 발소리 요란한 애 / 너야? 화장실에서 노래 부르는 애 / 새벽에 변기 물 내리는 소리 정말 끔찍해 (이웃들/22쪽)


골목길 쓸던 빗자루 / 몽당빗자루 되어 / 벽에 기댄 채 / 꾸벅꾸벅 졸고 있다 (만월슈퍼 빗자루/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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