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19.12.29. 틈새

한자말 ‘시공’은 “시간 + 공간”입니다. 두 한자말을 줄여서 쓰는 셈인데요, 한국말로 ‘때 + 곳’을 엮어서 ‘때곳’으로 쓰면 재미있겠네 싶어요. “때와 곳”이라고 익히 쓰니, 이 말씨를 간추리는 셈입니다. “놀 틈이 없다”나 “들어갈 틈이 있다”처럼 ‘틈’을 써요. 비슷하게 ‘사이·새’도 이렇게 쓰고요. 곰곰이 보면 ‘틈’이나 ‘새’라는 낱말은 저절로 ‘시공’을 가리키는구나 싶어요. ‘틈새’처럼 두 낱말을 붙여서 쓰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틈’이나 ‘새’를 힘주어 나타내는 셈이겠지요. ‘틈새’라는 낱말을 혀에 얹어서 헤아려 봅니다. 느긋하게 무엇을 하는 자리에서, 비었구나 싶은 흐름을, 아주 짧게 지나가는구나 싶은 때를, 무엇을 하는 때나 자리를, 이때하고 저때하고 벌어진 어느 때를, 갈라지려고 하는 곳을, 쪼개거나 나누거나 벌리는 데를, 모자라거나 아쉽네 싶은 모습을, 텅 비었네 싶은 결을, 아무것도 없구나 싶은 모습을, 그야말로 여러 곳에 다 다르면서 얼핏설핏 비슷한 숨결로 흐르는 낱말이 ‘틈새’이네 싶습니다. 조그맣구나 싶어도 이 틈새를 살려서 생각을 살찌우고 마음을 꽃피우는 씨앗을 심어요. ㅅㄴㄹ

때곳·때와 곳·길·틈·사이·틈새 ← 시간과 공간, 시공, 시공간
틈새 ← 여유, 여지, 공간, 찰나, 시간, 기회, 간격, 격차, 여가, 여건, 시차, 균열, 간극, 갭, 현격, 허(虛), 허점, 약점, 융통성, 구실(口實), 거리(距離), 사각지대, 괴리, 공백, 이견, 이격, 이질적, 무방비, 촌극(寸隙), 촌각, 중간, 시공, 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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