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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망소녀 히나타짱 1
쿠와요시 아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0월
평점 :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8
《할망소녀 히나타짱 1》
쿠와요시 아사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7.11.15.
아침에 잠을 깨면 되살아난다고 느껴요. 어릴 적에는 어렴풋하게, 이제는 새삼스레 느껴요. 어제까지 아프던 데가 누그러지고, 어제까지 지끈거리던 일을 풀어냅니다. 거꾸로 어제까지 잘되다가 오늘 막힌다든지, 어제까지 멀쩡하다가 오늘 망가지기도 할 테지요. “눈을 감다”는 ‘죽다’하고 ‘잠’을 함께 나타냅니다. “눈을 감다 = 몸을 내려놓기”라고 할 만해요. 밤새 몸을 내려놓기에 어제하고 달라지고, 목숨을 다하고서 몸을 내려놓기에 새로운 몸을 찾아가서 태어나요. 《할망소녀 히나타짱》 첫걸음은 할머니로 죽음을 맞이한 분이 어느새 다른 몸을 입고 태어난 이야기를 다룹니다. 눈을 감은 할머니는 손자가 마지막으로 외친 눈물겨운 말을 들으면서 움찔했고, 이 말을 되새기면서 다시 태어나지요. 아쉬운 일이 있으니 삶을 못 놓았을 테지요. 예전 일을 다 잊었다면 그냥 ‘어린 가시내’일 테지만, 예전 일을 고스란히 알기에 ‘할망가시내’인 셈인데, 우리가 둘레에서 으레 마주하는 ‘늙은네같이 구네’ 싶은 이웃도 예전 살림을 고스란히 품은 셈일 수 있어요. ㅅㄴㄹ
‘내가 할머니란 건 일단 비밀. 왜냐면 자기 애가 갑자기 할머니란 걸 알면 실망할 테니까.’ (10쪽)
‘죽었다 했더니 어린애가 될 줄이야. 어쩌면 여긴 천국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14∼15쪽)
‘할망구 눈에는 애들답고 기운차게 뛰어노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그렇게 말하면 화낼지도 모르겠구먼.’ “초조해하지 않아도 자연히 어른이 되어갈 거란다.” (66쪽)
“바다다. 변하지 않는 곳도 있었어.”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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