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1. 안달복달


바쁘기에 서두른다고 하지만, 바쁘기에 한결 느긋할 만합니다. 바쁘니까 많이 껴안기도 하다지만, 바쁘니까 천천히 가다듬을 만해요. 이 일 저 일 부여잡지 않아도 되어요. 매달리다가는 끝이 없어요. 이끌리다가는 우리 빛을 놓치고, 휩쓸리다가는 사랑하고 멀어져요. 남한테 휘둘리지 않는 걸음이면서, 남을 휘두르지 않는 손길이기를 바라요. 우리는 서로 끄달릴 까닭이 없어요. 곱게 끌어안으면 되겠지요. 붙든다고 해서 우리 살림이 되지 않아요. 얽매는 마음에는 즐거운 노래도 상냥한 이야기도 자라지 않거든요. 오늘 이곳이 아름답다면 굴레를 쓰지 않고 수렁에 빠지지 않으며 쳇바퀴를 돌지 않고 틀에 갇히지 않은 하루일 테지요. 왼손에 호미를 쥐고 오른손에 붓을 잡아요. 가녀린 풀꽃을 움켜쥐지 말고 부드러이 쓰다듬어요. 나무를 타고 오르려면 사납게 잡아서는 나무가 싫어하지요. 나긋나긋 가볍게 몸을 날려서 나뭇가지를 디뎌요. 섣불리 달려들지 말아요. 안달복달하는 마음이라면 나무타기도 안 되지만 바람타기도 물결타기도 안 되거든요. 마음이 넉넉하기에 눈빛이 넉넉하고 사랑이 넉넉하면서 모든 숨결이 넉넉히 흘러요. ㅅㄴㄹ


부여잡다·매달리다·이끌리다·휩쓸리다·휘둘리다 ← 집착 ㄱ

끄달리다·끌려가다·끌려다니다·끌어안다 ← 집착 ㄴ

붙들다·붙잡다·얽매다·옭매다·사로잡히다·먹히다 ← 집착 ㄷ

굴레·수렁·쳇바퀴·틀 ← 집착 ㄹ

잡다·쥐다·움켜잡다·움켜쥐다·거머잡다·거머쥐다·검잡다·검쥐다 ← 집착 ㅁ

달려들다·달라붙다·안달·안달복달·안절부절·꼼짝도 못하다·옴짝도 못하다 ← 집착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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