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도서관
열네 해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2020.3.22.)
― ‘사전 짓는 책숲,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열네 해 동안 책집 창고에서 조용히 숨죽이던 꾸러미를 조금 받았습니다. 새롭게 문을 연 여러 고장 알뜰한 마을책집 지기님한테 하나둘 나누어 주다 보니 어느새 저한테 몇 자락 안 남은 《헌책방에서 보낸 1년》이란 책인데요, 열네 해란 나날을 끈(기계 벤딩)에 묶인 채 있던 책이다 보니 앞뒤로 눌린 자국이 있습니다. 다섯 자락 가운데 두 자락은 끈으로 눌린 자국이 졌어요. 그렇겠지요. 열네 해 동안 끈으로 묶여서 종이상자에 담긴 채 고이 잠들었다고 하니까요. 눌린 자국이 있어도 속살을 마주할 눈빛이 된다면, 한국에서 처음으로 ‘전국 헌책집 연락처 꾸러미’를 갈무리해서 담아낸 이 책을 읽어낼 수 있겠지요. 2005년 그해에 얼마나 잠을 잊어 가면서 이레 가운데 사흘은 이오덕 어른 글을 갈무리하는 데에 바치고, 다른 나흘은 자전거를 달리면서 이 고장 저 고장 헌책집을 두루 돌았나 하고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우리 집 큰아이가 열네 살이 되면 이 두툼한 891쪽짜리 책을 읽겠다고 나서려 할 듯하다고 요즈막에 물씬 느낍니다. ㅅㄴㄹ
* 새로운 한국말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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