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최승훈 그림, 김혜원 글 / 이야기꽃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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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88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

 김혜원 글

 최승훈 그림

 이야기꽃

 2018.9.17.



  매꽃이 피는 나무 곁에 서면 온몸에 매꽃내음이 스밉니다. 쑥이 돋는 봄빛을 누리면서 쑥을 훑으면 손끝을 거쳐 온몸으로 쑥내음이 번지는데, 쑥잎을 며칠 햇볕에 말려서 덖으면 그야말로 옷이며 집이며 쑥내음이 물씬 흐릅니다. 풀밭에 앉으면 풀내음으로 가득하고, 흙을 만지면 흙내음으로 푸지며, 물을 만지면 물내음으로 넉넉해요. 아기는 어머니 곁에서 젖내음으로 포근합니다. 오늘 우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만지면서 우리 손끝이며 발끝을 비롯해서 몸 구석구석에 어떤 빛내음을 담을까요? 어떤 손빛을 거쳐 어떤 눈빛으로 보금자리를 가꿀까요? 《손이 들려준 이야기들》는 손끝에서 피어나는 온갖 냄새 가운데 흙손내음을 보여줍니다. 이 흙손내음 가운데에서도 할매 할배 발자국을 다룹니다. 일손이란 어떤 빛일까요. 살림손이며 가꿈손이며 지음손이며 일굼손이란 어떤 내음일까요. 일하는 손도 거룩하고 놀이하는 손도 훌륭합니다. 살림하는 손도 아름답고 사랑하는 손도 곱지요. 할매 손 곁에 어린이 손을 가지런히 놓으면서 꽃송이를 얹으면 좋겠어요. 할배 손하고 나란이 푸름이 손을 포개면서 풀포기를 쥐면 좋겠어요. 노래하며 일하는 손이고, 사랑하며 놀이하는 손이요, 꿈꾸면서 씨앗을 심어 숲을 바라보는 손빛을 보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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