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22.


《꿈을 담은 교문》

 배성호 글, 철수와영희, 2020.3.15.



우체국에 다녀오자 싶어 부랴부랴 낮 두 시 시골버스를 탔고, 읍내에 내렸고, 우체국 앞에 섰는데, 어라 문을 닫았네? 설마 이곳에 돌림앓이가? 무슨 일일까?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손전화를 켜서 날을 본다. 에, 오늘은 일요일? 타박타박 걸으며 생각한다. 참 갖가지를 하는구나. 하긴, 나한테는 일요일이나 쉼날이 따로 없다. 푸나무가 요일을 보고 자라겠나. 사전을 쓰는 일에 무슨 요일이 있나. 읍내를 오가는 버스에서 ‘주름잎’이란 들풀을 놓고 노래꽃을 한 자락 썼다. 《꿈을 담은 교문》도 읽었다. 학교 들머리를 놓고서 새로 꾸미는 일이 그다지도 어렵고 품이 많이 드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그런데 학교 들머리뿐이겠는가. 교실이며 학교이며 어린이·푸름이한테 물어보고서 짓거나 짰을까? 교과서는 어린이·푸름이한테 물어보고서 엮거나 가르칠까? 대입시험은 어린이·푸름이한테 물어본 적이 있을까? 정치나 경제는, 또 행정이나 문화는, 또 군대나 전쟁무기는 참말로 어린이·푸름이한테 물어보고서 꾸리는가? 자잘해 보이는 학교 어귀 하나를 어린이 마음이며 생각이며 뜻을 헤아려서 알뜰히 꾸미는 이 몸짓은 이 학교를 다닌 어린이가 스스로 작은 씨앗을 마음에 심어서 슬기롭게 가꾸는 배움길이 되었으리라 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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