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21.


《또 다른 손길》

 미겔 마테산스 힐 글·테오 푸에블라 그림/김정하 옮김, 서광사, 2007.3.20.



중학교를 마치던 1990년 무렵, 나라에서는 연합고사를 없애고 수학능력시험하고 본고사에다가 면접을 치르는 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다들 허둥지둥이던데 ‘엉터리 학교’를 뜯어고친 일도 아닌, 고작 시험 얼개를 바꿀 뿐인 시늉질로 왜 저러나 싶더라. 다만 연합고사가 사라지니 ‘교과서 아닌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내가 나고자란 인천은 국·중·고에 걸쳐 둘레에 어마어마한 화학공장·유리공장·제철소·연탄공장·집장촌이 있었고, 화학약품 폐수처리장이 버젓이 옆에 있었다. 저절로 ‘숲돌봄’에 마음을 두었고 1999년부터 환경운동연합에 이바지돈을 내다가 그만두고, 녹색연합 잡지를 읽다가 그만두고,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에 오래 이바지벗으로 있다가 그만뒀다. 첫뜻이 많이 바랜 줄 알았어도 녹색당에 들어갔다가 더는 못 있겠네 싶어서 나왔다. 제도권에 깃든 이들은 ‘풀꽃나무’를 너무 모르고 등진다. 왜 다들 ‘풀’이 아닌 ‘녹색·초록·그린’에 매일까. 《또 다른 손길》을 애틋이 읽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디로 뻗는가를 고이 담고, 책을 마구 다루고 밟고 버리는 손길은 어떻게 사납빼기로 가는가를 그린다. ‘책만’ 아낄 일이 아닌, ‘숲을’ 보고 숲사랑·나사랑이 될 일이지.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