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7. 덤종이
나누고 싶으니 손을 뻗습니다. 반가우니 더 나누고 싶을 뿐 아니라, 더욱 주고 싶어요. 밑질 수 있다면 기꺼이 덤을 내밉니다. 우리 몫이 줄거나 모자라거나 없기도 하지만, 활짝 웃으면서 더 건네는 마음이기에 새삼스레 넉넉하면서 즐거워요. 이 종이는 덤종이입니다. 저 종이는 쪽종이입니다. 조그마한 종잇조각일 텐데 더 나누려는 마음이 흐르고, 자그마한 종잇자락이어도 단출히 여민 이야기가 감돕니다. 마치 잇꽃 같습니다. 갓 돋을 무렵부터 흐드러지는 때까지 빛깔이 시나브로 달라지는 잇꽃이에요. 이 잇꽃으로 천이나 종이를 물들이면 그때그때 달라요. 보드랍다가 짙붉게 물드는 잇꽃빛마냥, 잇물이란 깊으며 넓게 번지는 숨결이지 싶습니다. 잇빛은 때로는 꼭두서니빛이요, 감알빛이면서, 단감빛입니다. 가만 보면 감빛도 언제나 다르군요. 갓 익을 무렵 감빛하고 깊이 익을 즈음 감빛은 다르거든요. 말랑말랑한 감알이랑 단단한 감알도 빛깔이 다르고요. 깨알도 그래요. 여느 참깨나 들깨하고 빛깔이 다른 새까만 깨알이 있어요. 그래서 따로 검은깨나 까만깨가 됩니다. 고니란 새는 으레 하얗다고 여기기에 따로 까만고니가 있는 모습하고 마찬가지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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