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 자연 그림책
아라이 마키 지음,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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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1


《튤립》

 아라이 마키

 사과나무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8.4.20.



  심는 씨앗은 바로 싹트기도 하지만, 이듬해나 몇 해가 걸리기도 합니다. 씨앗집이나 꽃집에서 파는 풀꽃은 ‘씨앗에서 싹이 터서 오르기까지 꽤 오래 지켜보거나 돌보거나 기다린’ 아이일 만합니다. 열매를 얻는 나무도 마찬가지인걸요. 능금씨나 배씨나 복숭아씨가 흙에 안겨서 이듬해나 한두 해 뒤에 열매나무가 되지 않아요. 차근차근 여러 해를 살아낸 다음에 비로소 어엿한 열매나무로 섭니다. 풀꽃도 이와 같아, 올해에 맺은 씨앗이 땅에 떨어지면 이듬해에 바로 돋기도 하지만, 이태나 서너 해쯤 뒤에 비로소, 때로는 예닐곱 해 뒤에 문득 돋기도 해요. 《튤립》을 보면서 그림님 아라이 마키 님이 선보인 다른 그림책처럼 싱그러운 꽃빛을 얼마나 오래오래 지켜보고 살펴보고 알아보고 마주보고 바라보면서 살았나 하는 숨결을 느낍니다. 그냥 그려내지 않은 그림책이거든요. 알뿌리를 잘라 보기도 했겠지만, 땅을 파기도 했겠지만, 이보다는 풀꽃송이하고 마음으로 만나고 얘기하면서 꿈을 그린 나날이 흘렀기에 이러한 그림책을 내놓을 만하지 싶습니다. 오롯이 본다고 할 적에는 겉몸을 넘어 속마음을 읽는다는 뜻이에요. 오늘 우리는 풀꽃나무이며 하늘이며 빗물이며 흙이며 모두모두 오롯이 새롭게 읽으면서 해맑은 빛을 찾아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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