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1. 숨지다
마음으로는 사랑을 하고, 몸으로는 일을 합니다. 생각으로는 꿈을 그리고, 손으로는 살림을 짓습니다. 우리 넋은 이곳에 따사로이 바람이 흐르도록 이끈다면, 우리 품은 이 보금자리가 알뜰살뜰 흐르도록 건사합니다. 봄맞이꽃은 봄이 지나면 숨이 집니다. 여름꽃은 가을에는 숨을 거두지요. 그러나 언제나 꽃씨를 이 땅에 흩뿌리면서 깊이 잠들어요. 얼핏 보면 겨우내 죽은 듯이 보이는 풀포기이지만, 겉보기로만 시들어 흙으로 돌아갈 뿐, 다시 말하자면 풀포기란 몸이 흙이라는 새몸이 되면서, 어느새 싱그러이 깨어나는 빛으로 거듭납니다. 꽃이 지듯 숨이 지는 일이란, 주리듯 괴로워하면서 죽는 일이란, 그동안 애쓴 몸을 가볍게 내려놓는 허물벗기이지 싶습니다. 헌몸을 내려놓기란 힘이 많이 빠질 만하지만, 새몸을 입고 나면 어느새 새힘이 솟아요. 우리가 벗은 헌몸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깨어난 뒤를 살피면 빈 고치에 물이 가득해요. 녹아 버린 헌몸은 땅을 되살리는 새숨 같달까요. 스스로 죽기에 스스로 태어나고, 스스로 잠들기에 스스로 깨어나는 셈입니다. 모든 삶은 피고 지면서 새삼스럽고, 지고 피면서 아름답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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