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9. 꾸러미


불빛을 받아서 밝습니다. 불이 비추지 않으니 어둡고 춥습니다. 빛이 하나도 없으니 캄캄합니다. 빛살이 스미어 새벽인지 아침인지 낮인지 저녁인지 가늠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다룰 일감을 생각합니다. 글씨를 익히는 아이 곁에서 찬찬히 짚어 주다가, 어제 훑어서 누린 잣나물이 왜 잣나물이란 이름인가 하고 말합니다. 나무 가운데 잣나무가 있듯, 나물 사이에 잣나물이 있을 테지요. ‘잣’이란 낱말을 혀에 얹으면서 곱씹어요. 이 말이 태어난 바탕을 되새기고, 어떻게 가지를 뻗어 새로운 살림자리에 깃드는가를 바라봅니다. 사전이라고 하는 책은 꾸러미입니다. 말이며 삶이며 넋을 한자리에 모았으니 꾸러미이지요. 말모둠이면서 말꾸러미요, 때로는 말덩이라 할 만해요. 여러 가게가 모인 곳도 꾸러미이자 덩이일 테지요. 서로 뜻이 맞아서 한덩어리가 됩니다. 함께 마음을 맞추어 한덩이를 이루어요. 나란히 생각을 밝혀요. 누가 옳거나 그르다고 가르기보다는, 차근차근 생각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지펴요. 조용조용 왁자지꿀 북적북적 가만가만 말을 나누는 동안 온갖 이야기가 들꽃처럼 피어나면서 환한 얘기마당이 됩니다. ㅅㄴㄹ


불빛·불·빛·빛살·비추다·다루다·짚다·말하다·떠오르다·곱씹다·되새기다·보다·돌아보다·바라보다·얘기하다 ← 조명

꾸러미·모둠·덩어리·덩이·한덩어리·한덩이 ← 복합체

뜻·마음·생각·밝히다·드러내다·생각 나누다·말 나누다 ← 의사표시, 의사표현, 의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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