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13.


《기계 장치의 사랑 2》

 고다 요시이에 글·그림/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14.11.28.



며칠 앞서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기계 장치의 사랑 2》을 장만했다. 첫걸음을 읽고서 두걸음을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 오래도록 잊었다. 고맙게 아직 판이 안 끊어졌다. 책이름처럼 ‘기계 장치’가 ‘사람 아닌 넋’으로 무슨 사랑을 어떻게 하는가를 다룬다. 한 줄로 간추리자면 ‘사람한테만 마음이 있다는 허튼생각을 집어치우라’가 이 만화책이 들려주는 고갱이라 할 만하다. 그린님이 선보인 《신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흐른다. 그러니까 사람뿐 아니라 기계 장치도, 과자 껍데기도, 비닐자루도, 돌림앓이를 퍼뜨린다는 작은이도, 바람에 묻어나는 꽃가루도, 어미 새가 콕 집어서 새끼 새한테 갖다 주는 애벌레도, 저마다 마음이 흐르면서 사랑을 지핀다는 뜻이다. 짝을 맺거나 살을 비빈다고 해서 사랑이 되지 않는다. 짝맺기는 짝맺기일 뿐이고, 살비빔은 살비빔일 뿐이다. 사랑이라는 빛은 온누리 뭇숨결을 따사로우면서 참하게 어루만지는 고운 바람이라고 할 만하다. 그나저나 틀림없이 뒷걸음이 있을 텐데 싶어 아마존을 살피니 어느새 여섯걸음까지 나왔네. 게다가 일본책은 싸네. 세미콜론 출판사는 이 만화책이 안 팔린다는 핑계로 안 옮길는지 모르나, 제대로 읽히도록 먼저 마음을 기울일 노릇이지 싶다. ㅅㄴㄹ


#ごうだよしいえ #業田良家 #機械仕掛けの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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