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 애장판 2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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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87


《충사, 애장판 2》

 우루시바라 유키

 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7.8.31.



“타마도 날 위해 충사가 될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강요당한 거지? 괴로울 때도 있었지? 그 사실을 원망하기도 했지?” “그런 건 아가씨를 만나면서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71쪽)


“저 좀벌레는 아가씨의 애완물이라네.” “그 녀석들은 애교가 넘치거든.” (89쪽)


“눈앞에 펼쳐진 정처없이 방대한 시간에 발이 꽁꽁 얼어붙어요.” “맥박의 속도, 하루마다 반복되는 생사. 넌 네 몸에 기생했던 벌레의 시간으로 살았던 게 아닐까.” (129쪽)



《충사, 애장판 2》(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7)을 읽었다. 띄엄띄엄 오락가락하면서 읽는데, 첫걸음부터 끝자락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이사이 읽는 맛이 있다. 게다가 작은 판뿐 아니라 애장판까지 섞어서 읽자니 ‘예전에 읽지 않았나’ 싶으면서도 그냥그냥 읽는다. ‘벌레’라는 이름으로 사람 곁에서 함께 살아갈 뿐 아니라, 숲이며 큰고장이며 두루 깃드는 숨결을 헤아린다. 어느 모로 보면 도깨비나 깨비라 할 만하다. 이 땅에서 도깨비·깨비는 따로 어떤 모습이 없는 숨결이니까. 이 몸을 입기도 하고, 빗자루나 집이 되기도 하며, 아지랑이처럼 사라지기도 하는 숨결이 도깨비·깨비이다. 맨눈으로는 못 본다지만 마음으로는 느끼거나 만날 수 있기에, 도깨비·깨비를 함부로 다루거나 미워하거나 꺼리거나 나쁘다고 여기지 않았다. 다만 휘둘리거나 휩쓸린다면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길을 잃고 말 테지. 잡아먹힌다고 할까. 곰곰이 본다면, 사람하고 사람 사이에서도 너랑 내가 ‘서로 나’라는 마음을 튼튼히 새기면서 따사롭게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만 서로 휘두르거나 휘둘리면서 삶이 흔들리겠지. 어디에서나 매한가지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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