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고 싶어요 사계절 그림책
볼프 에를브루흐 지음 / 사계절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73


《아빠가 되고 싶어요》

 울프 에를브루흐

 편집부 옮김

 사계절

 1993.12.20.



  나이를 먹을 적에는 나이를 먹습니다. 나이를 안 먹는다면 나이를 안 먹겠지요. 그런데 이 별에서 살아가면서 나이를 안 먹는 님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흔히들 풀은 한해살이라고 일컫지만, 겨울에 시든 풀포기를 호미로 콕콕 캐노라면 어느새 삽을 챙겨서 쿡쿡 파고 거듭거듭 파야 굵고 깊으며 넓게 퍼진 뿌리를 뽑아요. 겉보기로는 한해살이로되 속으로는 몇 해째 살았는가를 어림조차 못합니다. 더구나 풀은 씨앗으로 끝없이 되살아나니 ‘한 살만 먹고 죽는다’고 하기도 어려워요. 사람이며 짐승이며 풀벌레는 어떨까요. 우리는 늘 새몸으로 다시 태어나지만 예전 삶을 잊은 채 처음부터 다시 길을 나서지 않을까요. 《아빠가 되고 싶어요》를 보면 어느새 몸집이 어른만큼 자란 곰이 나옵니다. 어른 몸이 된 곰은 어릴 적에 어머니가 들려준 말을 곱씹으면서 ‘아버지’가 되기를 바란다고 외치고 둘레에 물어봅니다. 자, ‘아이 곰’이 ‘어미 곰’이 되려면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까요? 덩치가 자랐으니 짝만 잘 만나면 어미(아버지나 어머니)가 될까요, 아니면 아이한테 물려주거나 가르치고픈 살림을 사랑으로 어루만지면서 가꾸는 하루이기에 시나브로 어버이란 자리에 들어설까요? 이 그림책은 ‘몸뚱이 어른’만 다루어 매우 아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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