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5. 눈길몰이


아끼는 사이라면 다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이일 적에는 싸우지 않습니다. 돌보는 사이인데 맞붙거나 맞서지 않지요. 보살피는 사이라면 덤빈다거나 부딪치지 않습니다. 마음이 맞지 않기에 얼크러지지 못해요. 마음을 헤아리지 않으니 툭탁거립니다. 다투다가 넘어져서 웁니다. 덤비다가 와장창 넘어져서 우짖습니다. 봄이 되어 개구리에 새에 풀벌레에 모두 우짖고, 염소도 송아지도 새로 깨어난 기쁜 웃음으로 울어요. 삼월이 깊고 사월로 접어들 즈음이라면 찔레싹으로 나물을 누립니다. 찔레뿐 아니라 갖은 나무싹이 나물이 되는 이즈음입니다. 겨우내 기다리던 봄나물밥이랄까요. 두근두근 기다리던, 설레며 손꼽던, 굴뚝같이 바라던, 하염없이 꿈꾸던 따스한 숨결이 피어납니다. 서로 아낄 적에는 굳이 나부대지 않아도 서로 지켜보면서 즐겁습니다. 아끼거나 사랑하거나 돌보거나 보살피는 손길이 흐르지 못하기에, 억지로 눈길을 끌어당기고 싶어요. 바람이란 저절로 일어나지만, 굳이 바람몰이를 하려고 들지요. 입에 발린 말은 달콤하지 않아요. 꽃가루를 그러모은 벌님이 베푸는 꿀이야말로, 꽃내음하고 꽃빛을 머금은 사랑일 적에 참말로 달콤합니다. ㅅㄴㄹ


다투다·싸우다·덤비다·맞붙다·맞서다·부딪치다·얼크러지다·툭탁거리다·어지럽다 ← 각축전, 각축

우짖다·울다 ← 곡(哭), 곡하다(哭-), 싱(sing), 음악, 구가(謳歌), 통곡, 애통, 한탄, 탄식, 탄성(歎聲), 비탄, 비명(悲鳴), 애원, 애걸, 애걸복걸, 복걸, 원망, 대성통곡, 방성대곡, 대곡, 호곡, 절규, 하울링(howling)

굴뚝같다 ← 간절, 노심초사, 절실, 절절, 절박, 학수고대, 긴박, 다급, 요망, 성화

눈길몰이·눈가림·바람몰이·입에 발리다·달콤발림 ← 인기영합, 인기몰이, 시류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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