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3. 거품철


잔치를 벌이면서 나누는 잔칫밥이에요. 태어난 잔치가 있고, 짝을 맺어 기리는 잔치가 있어요. 첫돌뿐 아니라 예순돌이며 여든돌을 기리는 잔치가 있으며, 새로 맞이하는 잔치가 있습니다. 떠나는 잔치가 있고, 그저 기쁘거나 반가운 잔치가 있어요. 푸짐하게 차려서 나눕니다. 활짝활짝 웃음꽃이 피어나는 잔치입니다. 푸짐밥이면서 꽃밥입니다. 한껏 누려요. 밥도 이야기도 웃음도 크게 누립니다. 왕창 먹어도 좋아요. 배불리 먹을 만하지요. 솔찮게 마련해서 잔뜩 펴는 잔치마당입니다. 장사솜씨를 뽐내어 한몫 단단히 법니다. 장삿속은 내키지 않아 조촐하게 짓는 길을 나아갑니다. 지나치게 노리다가 잘못을 저지르면 어긴값을 물어요. 때로는 서둘러야 하기에 빠른길을 갑니다. 자전거도 타고 말도 타고 비행기나 버스도 타요. 탈거리입니다. 오늘날 우리 삶터는 서울을 비롯한 큰고장뿐 아니라 시골까지 매캐하기 일쑤인데요, 자동차나 겹집이 너무 거품처럼 늘어난 탓이지 싶습니다. 거품판이기에 돌림앓이가 불거지지 않을까요. 이 거품철을 가라앉혀서 차분하게 느긋하게 나누면서 짓는 새로운 길을 찾을 때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잔칫밥·푸짐밥·꽃밥 ← 진수성찬

잔뜩·실컷·한껏·왕창·마구·크게·솔찮게·우람히·우거지다·대단히·푸지다·배불리 ← 거하다(巨-)

장삿속·장사솜씨 ← 상술, 비즈니스, 비즈니스 모델, 상품화, 상업화, 상업주의, 상업적

어긴값 ← 벌금

빠른길 ← 고속도로, 하이패스

말타기 ← 승마

거품살림 ← 버블경제

거품철·거품판 ← 버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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