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2. 고기밭


살아가는 터이기에 ‘삶터’요 ‘살림터’입니다. 참 투박한 낱말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투박한 말은 좀처럼 사전에 안 오르기 일쑤였어요. 이제는 이런 낱말을 사전에 담기도 합니다만, 아직 깊고 넓게 헤아리는 뜻까지 풀어내면서 담지는 못하더군요. 더구나 ‘삶자리’나 ‘살림자리’처럼 말끝을 살짝 바꾸어 결을 새롭게 하는 낱말을 사전에 싣자는 생각을 못하기도 해요. 더 헤아리면 말씨를 조금 바꾼 ‘사는곳’이라 하면 한자말 ‘주소’를 가리킬 만하고, 이렇게 쓰는 사람이 퍽 많은데, 적잖은 사전이 이 낱말을 못 올려요. 누구나 알기에 사전에 담아서 새롭게 풀이할 노릇입니다. 삶에서 비롯하기에 더 깊이 삶으로 마주하면서 풀이를 할 노릇이에요. 꽃을 심어 꽃밭이고, 흙밭처럼 뻘도 가꾸기 마련이라 뻘밭이며, 고기낚기를 하는 터이기에 고기밭이에요. 소금을 얻는 소금밭이고요. 소금으로 절여 볼까요? 소금절임입니다. 소금을 탄 물이나 소금이 밴 물이라면 소금물일 테지요. 참으로 말이란 이렇습니다. 쓰는 대로, 사는 대로, 있는 대로 고스란히 태어나서 무럭무럭 크는 말이에요. 때로는 별나라에서 오지만, 늘 이곳에서 자라납니다. ㅅㄴㄹ


곳·데·자리·터·삶터·살림터·삶자리·살림자리·사는곳·있는곳·살다·있다·머물다·지내다 ← 거처

살림·삶·늘·언제나·노상·마땅히·누구나 알다·흔히 알다 ← 상식, 상식적

고기밭 ← 어장(漁場), 어로장

소금밭 ← 염전

소금절임 ← 염장

소금물 ← 염수, 식염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