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9. 꽃가루


꽃가루가 날리는 봄입니다. 이 꽃가루는 새롭게 피어나서 숲을 가꾸는 숨결입니다. 벌나비뿐 아니라 멧새가 사랑하는 꽃가루요 꽃송이예요. 이뿐인가요. 숲짐승도 새봄 꽃송이를 냠냠 즐겨요. 사람도 꽃송이를 나물로 삼고, 때로는 잘 말려서 뜨거운 물에 띄워 몸살림물로 누리지요. 꽃가루란 얼마나 쓰임새가 많고 온누리를 보듬는가 하고 헤아리고 보니, 우리가 얼굴을 곱게 꾸미려고 바르는 가루를 ‘얼굴가루’라 해도 될 테지만 ‘꽃가루’란 이름으로 함께 써도 어울리겠구나 싶어요. 이름이란 우리가 짓기 나름입니다. 이름을 짓는 뜻을 고이 나누면 즐겁고, 저마다 말지음이에 삶지음이에 생각지음이에 사랑지음으로 살아갈 만해요. 따로 누가 지어 주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손수 지어서 즐기면 아름답습니다. 아이한테 이름을 지어서 줍니다. 우러를 만한 어른한테도 기쁘게 새이름을 지어서 드립니다. 꽃다운 말을 종이에 얹어서 살며시 올려 볼까요. 절을 하는 마음으로 서로 꽃글월을 나눠 봐요. 바로 이 마을에서, 언제나 이 삶터에서, 다른 곳 아닌 이곳에서 상냥하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곱상하게 꽃살림을 가꾸어 봐요. ㅅㄴㄹ


꽃가루·꽃물가루·얼굴가루 ← 화장품, 분(粉), 콤팩트, 팬케이크

지음이·지음님·짓는이·짓는님 ← 저자, 저작자, 작가, 작자, 필자, 제작자, 창작자, 창조자, 창조주, 크리에이터, 디자이너, 메이커

드림·올림·절 ← 증(贈), 증정, 수여, 기부, 기여, 기증, 기탁, 배(拜), 배상(拜上)

마을·삶터·살림터·고을·고장·이곳 ← 지역사회, 지역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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