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3.8.


《눈구름 사자》

 짐 헬모어 글·리처드 존스 그림/공경희 옮김, 웅진주니어, 2018.7.20.



이튿날 여수문화방송에 가려고 하니 하루가 짧고 일거리가 많다. 숨을 돌릴 틈은 남기면서 집안일을 하고 봄까지꽃을 훑어서 꽃차로 말린다. 이튿날 집을 비울 테니 빨래는 말끔히 끝내기로 하고, 며칠 바깥일을 볼 수 있기에 저잣마실을 다녀오며 먹을거리를 집에 챙겨 놓는다. 마감글이 몇 가지 있기에 하나는 끝내고, 하나는 등허리를 펴고서 하자고 생각하며 누웠다가 한밤까지 곯아떨어졌고, 부랴부랴 마칠 수 있었다. 《눈구름 사자》에 나오는 눈구름 같은 사자는 어느 집에 있을까. 아마 모든 집에 있지 않을까. 어느 집에는 눈구름 사자로, 어느 집에는 꽃구름 범으로, 어느 집에는 비구름 늑대로, 어느 집에는 풀구름 토끼로, 다 다른 숨결이 다 다른 빛으로 우리를 지켜볼 테지. 가까이에서 늘 만나니 동무가 되기도 하지만, 멀리 떨어졌어도 마음으로 이야기를 펼칠 줄 알아서 동무로 지내기도 한다. 때로는 종이에 이야기를 글로 옮겨서 주고받겠지. 아픈 사람 곁에 상냥한 눈구름이 흐르기를 빈다. 앓는 사람 둘레에 참한 눈구름이 가만히 다가오면 좋겠다. 새삼스레 봄비가 한바탕 내리고 지나가면 온나라에 파란하늘이 환하게 열리면서 기지개를 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숲을 품는 큰고장이 되고, 숲을 아끼는 시골이 되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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