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7. 홑숲


우리는 숱한 말을 저마다 새로 지으면서 살아갑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 새말을 지은 줄 모르기 일쑤입니다. 어느 자리에 알맞을 말은 바로 그때 그곳에서 불쑥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텃말로 엮든 영어나 번역 말씨나 일본 한자말로 여미든 말이지요.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면 스스로 지은 새말을 즐겁게 씁니다. 하루를 흘린다면 스스로 알뜰히 지은 말조차 잊습니다. 다른 사람이나 일이 우리 삶을 갉아먹지 않아요. 스스로 곧서지 않을 적에는 그만 덧없는 나날이 되기 쉽고, 그냥그냥 내버리는 몸짓으로 휩쓸립니다. 조용히 돌아봅니다. 마음을 가다듬어 온누리를 다소곳이 바라봅니다. 고분고분 따르는 몸짓이 아닌, 그냥그냥 가는 길이 아닌, 얌전둥이 같은 매무새에서 신바람을 내는 걸음걸이가 되어, 우리 삶자리부터 일구어요. 논밭을 홑짓기로 다스리면 흙이 쉽게 메말라요. 섞어짓기를 하기에 흙이 기름집니다. 또는 온갖 들풀이며 나무가 어우러지는 풀숲을 이루면 흙이 싱그럽습니다. 홑숲은 가볍게 내리는 비에도 무너지기 쉽습니다. 두루숲이 될 적에 튼튼해요. 두루 보는 눈길로, 고루 보는 눈빛으로 싱그럽습니다. 홑잎 곁에 겹잎이 있습니다. ㅅㄴㄹ


흘리다 ← 유출, 허비, 낭비, 소비, 탕진, 소진, 소모, 시간낭비

내버리다·버리다·마구쓰다·헤프다·흘리다·날리다·까먹다·덧없다·갉아먹다 ← 허비, 낭비

고분고분·조용·얌전·다소곳·그냥그냥 ← 순순

얌전둥이·고분둥이 ← 순둥이

홑짓기 ← 단일경작

섞어짓기 ← 혼작

홑숲 ← 단순림

홑잎 ← 단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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