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49


《A Tiny Family》

 Norman Bridwell

 scholastic

 1968



  이제는 영어를 가르치고 배울 적에 미국·영국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쓰지만, 예전에는 딱딱한 교과서 하나가 끝이었어요. 교과서는 재미도 없을 뿐더러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으레 쓰는 말, 이른바 삶말이 하나도 없다고 느꼈습니다. 누가 알려주지 않았어도 ‘미국·영국 동화책’을 찾고 싶었고, 헌책집을 다니며 살피니 주한미군을 비롯해 외국인학교하고 외국대사관에서 알차고 아름다운 나라밖 그림책이나 동화책이 꽤 많이 흘러나왔더군요. 아이들이 자라거나 한국에서 할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들은 책짐이 무거워 으레 내놓았고, 이 책은 고스란히 헌책집에 들어왔어요. 아직 한국말로 한 자락도 안 나온 ‘노만 브리드웰’ 님 그림책 가운데 《A Tiny Family》도 헌책집에서 만났어요. 처음 만날 적부터 퍽 닳았지만 으레 넘기고 자꾸 되읽으면서 더욱 닳습니다. 그렇지만 책이 닳고 낡더라도 아름다운 이야기는 새록새록 되새기고 싶은걸요. 손때가 묻으면서 한결 애틋하고, 손길을 타면서 새롭게 빛나는 헌책입니다. 작은 숨결을 담아낸 이야기란, 아이를 사랑하는 숨빛이란, 모두하고 동무가 되는 그림책이란, 얼마나 눈부신지 모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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