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손글씨 : 누구를 만나러 움직이는 길이면 으레 노래꽃 열여섯 줄을 쓴다. 이 노래꽃은 으레 둘을 떠올리면서 쓴다. 한켠으로는 ‘오늘 마주할 이웃’이요, 다른 한켠으로는 ‘우리 집 어린이’이다. 글꾸러미에 먼저 손글씨로 쓰고, 정갈한 종이에 두 벌 옮겨쓴다. 한 벌은 ‘오늘 마주할 이웃’한테 드리고, 다른 한 벌은 ‘우리 집 어린이’한테 준다. 오늘 마주할 이웃한테 어제 쓴 손글을 건네지 않는다. 바로 오늘 써서 곧장 오늘 건넨다. 오늘 이곳에 흐르는 바람이 온누리를 휘휘 돌다가 사분히 내려앉아서 나란히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손글씨란 손에 담는 글빛이다. 손으로 또박또박 옮기면서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빛이다. 머리로 짓고 마음으로 심은 이야기를 함께하려고 들려주는 사랑노래이기도 하다. 2020.3.4.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