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27.


《도둑맞은 달》

 와다 마코토 글·그림/김정화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2010.3.30.



달을 훔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어른이리라. 달을 혼자 누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틀림없이 어른이리라. 달을 사고판다든지 달로 돈벌이를 삼으려는 사람이 있다면, 어김없이 어른이리라. 아이라면 달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같이 놀자고 하겠지. 함께 살아가자고 하겠지. 어두운 밤을 곱고 환하게 비추어 달라고 속삭이겠지. 꿈을 담아 노래를 부르겠지. 《도둑맞은 달》을 그려낸 분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어른들이 꾸민 이 정치이며 경제이며 군대이며 학교이며 종교이며 과학이며 문학이며 예술이며 …… 하나같이 부질없지만, 아이들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서 상냥하게 뛰어노는 착한 마음이기에 환한 낮도 어두운 밤도 언제나 아늑하게 흐를 만하다는 이야기를 담아내는구나 싶다. 어른이란 이들, 이 가운데 정치나 행정을 맡은 이들은 기껏 ‘막고 닫고 윽박’지르는, 이 틀에서 그친다. 큰고장에서는 행정안전문자를 마치 폭탄처럼 쏟아붓는다면, 시골에서는 하루 내내 시끄럽게 마을방송으로 떠든다. 이른바 말만 하는 어른이다. 말로만 떠든다. 나무를 심거나 씨앗을 묻거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노래를 하는 어른은 어디에 있을까. 모처럼 온나라 학교가 한참 쉴 듯하다. 이때에 어른이란 이들은 아이하고 무엇을 하려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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