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26.


《나랑 자고 가요》

 광양동초 1학년 1반 어린이·김영숙 엮음, 심다, 2020.2.1.



책이란 멀리 있지 않다고, 언제나 오늘 우리가 스스로 짓는 하루가 오롯이 책이 된다고, 다른 사람이 지은 이야기만 책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이 알아보건 말건 쳐다보지 않고서 스스로 오늘 이곳을 사랑으로 마주할 적에 우리 나름대로 새롭게 이야기를 길어올려서 책이 된다고 하는 대목을 생각한다. 처음에는 몇 마디 말이다. 몇 마디 말에 앞서 생각이다. 생각에 앞서 마음이요, 마음은 삶이란 터에서 생각이란 씨앗을 낳는다. 이 흐름이 삶에서 생각으로 자라고 서로서로 얼크러지는 이야기로 솟아오를 적에 어느덧 글로 옮기더니 책이란 꼴로 태어난다. 온누리 모든 어린이가 터뜨리는 즐거운 말이, 때로는 아픈 말이, 차곡차곡 이야기로 모이고, 이 이야기를 눈여겨본 손길이 있다면 책이 된다. 수수하거나 투박한 학급문집 하나는 얼마나 대단한 책일까. 《나랑 자고 가요》를 일군 아이들은 스스로 이야기였고, 스스로 생각이었으며, 스스로 책이 된다. 그리고 스스로 씨앗이 될 테고, 스스로 노래가 될 테며,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빛줄기가 되겠지. 느긋하게 놀면 쓸 이야기가 많다. 넉넉하게 나누면 할 이야기가 많다. 느긋하지 않거나 넉넉하지 않다면 우리한테 아무런 이야기가 흐르지도 샘솟지도 않으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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