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45


《일본 고서점 그라피티, 동경편》

 이케가야 이사오 글·그림

 박노인 옮김

 신한미디어

 1999.8.15.



  한창 서울에서 책일을 하면서 헌책집을 다니고 둘레에 ‘책집마실’을 퍼뜨리려고 용을 쓰면서 헌책집 길그림하고 소식종이를 내놓던 때에 《일본 고서점 그라피티, 동경편》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을 꾀하며 한국말로 옮겨서 펴낸 분이 보여주셨습니다. 저더러 ‘한국 헌책집’도 이렇게 속모습을 그림으로 담고 단출하게 이야기하는 책을 엮으면 책집마실에 훨씬 이바지하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일본이 왜 책살림이 대단한가를 이 책을 만나며 새삼스레 느꼈고, 한국 헌책집 이야기를 글·그림으로 다룬다면 저는 좀 다르게 엮고 싶었어요. 박노인 님이 옮긴 책은 ‘헌책집 모습을 잘 담아낸다’고 할 만하지만, 막상 우리가 헌책집에 찾아가서 어떤 책을 만나고 무엇을 느끼며 오늘을 어떻게 새로 돌아보고 배워서 스스로 삶을 사랑스레 일구는가 하는 대목은 없거든요. 그러나 짜임새도 대단하고 엮음새도 훌륭한 이 책을 1999년에 만날 수 있었기에 스스로 더욱 담금질을 하며 헌책집 길그림을 꼼꼼하면서 살갑게 그리려 했고, 2004년에 《모든 책은 헌책이다》를 써낼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책집을 사랑하는 이웃이 곳곳에 많습니다. 아마 다들 서로 다르면서 사랑스레 이 삶이며 책터이며 마을이며 숲을 가꾸는 오늘을 짓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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