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7. 솔깃하다


어버이라는 자리에 서기까지 ‘어버이’라는 말을 쓸 일이 드물었습니다. 어버이로 살아가는 나날이니 스스로 하루를 돌아보면서 얼마나 어버이다웠는가를 생각하고, 어버이요 어른이란 삶자리를 슬기롭게 가꾸는 길을 찬찬히 갈고닦는가를 내내 돌아봅니다. 아이를 낳기 앞서 바라본 ‘아이’라는 낱말하고 어버이로 살며 바라보는 ‘아이’는 또 다르더군요. 스스로 누리거나 겪으니 한결 깊고 넓게 보는 눈을 닦는달까요. 딱히 즐기지 않아 고깃살을 안 먹으니, 또 날고기는 잘 안 먹다 보니 이런 말을 쓸 일도 생각할 일도 드물어요. 손수 짓는 길일 적에 비로소 솔깃하지요. 사랑을 담아 아이하고 서로 높임말을 쓰니, 사랑 담은 말을 들으면 눈이 번쩍 뜨여요. 고래처럼 노래하듯 말하고 싶어요. 꽃을 심은 꽃밭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터전인 꽃밭이 되고 싶어요. 그냥 집이라고 하기보다는 보금자리로, 아름터로, 알뜰살뜰 가꾸는 숨결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 고을에서 벼슬아치로 일하는 분도 이런 마음이기를 바라요. 한결 큰 고장지기도 이녁 밥그릇이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 삶터를 돌보는 길에 사랑이며 마음을 쏟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어버이아이·어비아이·어미아이 ← 부모자식, 부모자식간

고깃살·날고기·날살 ← 회(膾)

솔깃하다·눈이 번쩍·입맛 당기다·침을 꿀꺽·침이 고이다 ← 회가 동하다

높임말 ← 존대어, 존칭어, 경어

고래 ← 경어(京魚)

꿀단지·꽃밭·아름터·알뜰집 ← 보물창고

고을지기 ← 군수, 시장

고장지기 ← 시장,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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