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바니주생전 - 新 고전열전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58


《바니주생전》

 고우영

 애니북스

 2008.12.26.



  ‘흥부전’이라는 옛이야기를 통째로 바꾸다시피 한 《놀부전》을 보고서 고우영 님 만화에 제법 힘하고 익살이 있구나 하고 여기면서 《바니주생전》도 읽는데, 《바니주생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분할 뿐 아니라, 이렇게 눈이 낮고 생각이 얕은가 싶기까지 했습니다. 두 만화책을 놓고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한테서 어떻게 아주 엇갈리는 만화가 태어날까요? 그린이는 하나라도 그린 마음은 둘이 달랐기 때문일까요? 옛이야기가 태어나는 삶자리를 살갗으로 느끼면서 그린 만화일 적에는 새로우면서 익살스러울 수 있지만, 스스로 웃질을 하는 어리석은 사내라는 겉모습에 매인 채 붓을 쥐면 그만 따분한데다가 어처구니없다 싶은 줄거리를 짜고도 이를 못 느낄 수 있구나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 때로는 허접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비틀거릴 수 있고, 말이 헛나갈 수 있습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아 어리숙할 때가 있고, 철이 좀 들었다가 도루묵이 될 때가 있습니다. 멋모르고 돈벌이를 할 때가 있고, 멋을 좀 알았지만 그냥그냥 돈벌이에 얽매이거나 정치권력에 눈이 멀기도 할 테고요. ㅅㄴㄹ



“앉아. 자상한 선배가 ABC부터 가르쳐 줄 모양이니까. 우선 술을 연거푸 석 잔 마셔. 그래야 배짱이 생기고 수치심도 잊게 돼. 더 마셔.” 그날 주생은 정말 선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여기 있는 이 애들은! 얌전한 자네보다도 짓궂게 장난질하는 주정뱅이 자네를 더 좋아해. 입도 맞추고 젖가슴도 주물고 좀 그래라! 좋다! 뭘 좀 보여주마. 야 춘매야, 너 신고를 해라!”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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