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 240


《Starlings》

 Wilfrid S.Bronson 글·그림

 Harcourt, Brace & World

 1948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다릅니다. 사랑하니까 다르지요.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같습니다. 사랑을 모르니까 틀에 박힌 길로 가요. 사랑할 줄 알기에 새가 노래하는 소리뿐 아니라, 풀벌레랑 개미랑 나비랑 벌이랑 꽃이 노래하는 소리를 귀여겨듣습니다. 사랑을 모르니까 새도 풀벌레도 개미도 나비도 벌도 곁에 두지 않을 뿐더러, 들꽃이나 숲꽃은 모르거나 등집니다. 《Starlings》를 만나고서 대단히 반가웠습니다. 1948년이라는 해에 미국에서 이러한 사랑으로 이만한 그림책을 묶어낼 줄 아는 이웃이 있고, 이러한 책을 펴낸 곳이 있다니, 그저 반가우면서 고맙고 사랑스러웠어요. ‘starling’이란 이름도 곱습니다. ‘star + ling’이에요. ‘찌르레기’란 이름도 곱살하지요. 노래하는 새라는 대목을 이름으로 고스란히 밝혀요. 그나저나 이 그림책은 어떻게 한국에 흘러들었을까요. 주한미군 도서관이었을까요, 외국인학교 도서관이었을까요. 미국 어느 도서관에서 ‘한국에 온 미국사람’이 보도록 보낸 책은 마르고 닳도록 읽히다가 서울 노고산동에 있는 헌책집으로 들어왔고, 제 손을 탔으며, 이제 우리 집 아이들이 마음껏 누리는 새책이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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