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레이놀즈 시리즈 3
피터 레이놀즈 지음, 김지효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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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66


《점》

 피터 레이놀즈

 김지효 옮김

 문학동네

 2003.10.3.



  애틋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내민 종이 한 자락이 대수롭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흔한 종이 한 자락이지만, 이 종이 한 자락에는 애틋한 이 손길이며 숨결이 서립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따뜻하고 흐뭇합니다. 너무 바쁜 나머지 쪽종이에 몇 줄 적지도 못하고 보낼 때가 있습니다. 고작 한두 마디를 적은 쪽종이라 하더라도 그리운 이가 보낸 쪽종이라면 이 한두 마디에서 깊은 사랑을 느낄 만합니다. 쪽종이에 깨알같이 글씨를 채워야 사랑이 깊지 않습니다. ‘보람’이란 무엇일까요? 훌륭하거나 멋지다고 여기는 일을 해내야 보람이지 않아요. 나누고 싶은 사랑이며 숨결이며 빛이며 노래가 있기에 보람입니다. 때로는 얼룩 한 자락도 보람이 되어요. 《점》은 바로 얼룩 한 자락에서 비롯합니다. 아이는 무슨 일로 혼자 골이 나서 샘님한테 씩씩거립니다. 짜증이 치밀어 연필로 종이를 내리찍습니다. 샘님은 빙그레 웃으며 아이가 손수 이름을 적도록 하고는, ‘작은 얼룩’이 찍힌 종이를 고이 보람으로 삼아요. 아이는 시나브로 짜증이 풀립니다. 짜증이며 골질이 걷힌 자리에는 기쁜 숨결이 춤춥니다. 사랑은 아주 작은 얼룩에서도 비롯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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