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건축 4 - 칠궁
임응식 지음 / 광장 / 1977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9


《韓國의 古建築 4 七宮》

 임응식

 광장

 1977.9.20.



  ‘한결 잘 찍을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한결 잘 찍는 사진길을 갑니다. ‘멋있잖아’라든지 ‘훌륭하네’ 하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그 자리에 머무는 사진이 됩니다. 한결 잘 찍도록 거듭나기에 낫지 않아요. 그렇게 나아가는 길이 하나요, 그 자리에 오래오래 머물면서 곰삭이는 길이 둘입니다. 한국사진은 이 두 갈래 가운데 어느 쪽으로도 못 갔다고 느낍니다. 눈부시게 거듭나는 길도, 두고두고 삭여서 새로운 빛을 슬기로이 길어올리는 길도 아니었지 싶어요. 사진이란, 한국에서 비롯한 살림빛이 아닌 서양에서 태어났고, 일본을 거쳐 들어왔으니, 이런 얼개로만 보면 ‘워낙 우리 살림빛이 아니니, 우리 나름대로 우리다운 사진빛을 짓지 못할 만하다’고 핑계를 댈 수 있어요. 전통문화란 무엇일까요? 《韓國의 古建築 4 七宮》은 오랜 살림빛을 드러내는 자취 가운데 하나일까요? ‘임금·벼슬아치·먹물’은 이 나라에서 몇 줌쯤 되는 자리였을까요? 고샅을, 우물을, 빨래터를, 아기를 낳아 세이레 동안 돌보는 외딴곳을, 멍석을, 바심질을, 논둑을, 물꼬를, 시냇가를, 이 갖가지 무지갯빛을 바라볼 줄 안다면 사진도 확 달라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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