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22.


《제주어 마음사전》

 현택훈 글·박들 그림, 걷는사람, 2019.11.20.



열세 살 큰아이가 첫 그림책 ‘모두 다 마음이야’를 마무리하고서 다음 그림책으로 무엇을 그리면 좋겠느냐고 묻기에 ‘모두 다 사랑이야’는 어떠냐고 얘기했다. “그럴까?” 하기에 썩 내키지 않아 하네 싶어 며칠을 두고 생각하던 어느 날 ‘모두 다 동무야’가 어떻겠느냐고, 네가 할머니한테 띄우려고 그린 그림글월에 적은 이 말대로 둘째 그림책을 하면 되겠다고 말한다. 그제서야 큰아이가 활짝 웃으며 좋겠다고 한다. 《제주어 마음사전》을 서울마실을 하며 〈꽃피는책〉이라는 마을책집에서 장만했다. 지난 서울마실에서는 그곳에 들러 이 책을 살 생각이었다. 택시삯이며 품이며 잔뜩 들여서 책 하나를 장만한 셈인데, 책집이며 꽃집이고 숲길을 어린이하고 나누려는 마을책집 걸음이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제주말을 들려주는 분은 이녁이 나고 자란 고장에서 어릴 적부터 누리는 텃말로 이야기를 여미었다. ‘마음사전’이란 이름을 쓰는 분이 부쩍 느는데, 국립국어원 사전 뜻풀이를 옮기는 책은 따분하다. 제주말을 다룬 이 책처럼, 스스로 사랑하는 마을말을, 고장말을, 텃말을, 무엇보다 삶말하고 살림말을 다루면 된다. 삶이 흐르기에 말은 이야기로 꽃핀다. 사랑이 감돌기에 글 한 줄은 노래로 피어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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