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8.


《사노 요코 돼지》

 사노 요쿄 글·그림/이지수 옮김, 마음산책, 2018.2.25.



수원마실을 하면서 마을책집 〈책먹는 돼지〉 첫돌잔치를 살짝 다녀왔다. 고흥으로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하자니, 씩씩하게 문을 연 마을책집 첫돌을 기리고 싶어서 일부러 수원에 갔구나 싶다. 아직 찾아가지 못한 마을책집이 많다. 제아무리 나라 안팎에 돌림앓이가 춤춘다지만, 나는 오로지 아름다운 마을책집만 생각하면서 걷는다. 이런 마음이라면 겨울이어도 포근하고 여름이어도 시원하다. 내 차림새를 본 분은 어마어마한 짐을 이고 끌고 메고 다니는 모습으로 놀랄 테지만, 난 힘들지도 땀을 흘리지도 않는다. 그 짐을 매달고 이십 분쯤 달리면 이때에는 땀이 좀 난다. 언제나 마음이다. 모두 마음이다. 마음이 곱고 참하고 착하고 상냥하고 빛나면 아플 일이 없다. 마음이 안 곱고 안 참하고 안 착하고 안 상냥하고 안 빛나면 뛰어난 의사가 달라붙어도 늘 아프다. 병원이 낫게 하지 않는다. 스스로 마음으로 낫는다. 《사노 요코 돼지》를 펴 보라. 얼마나 멋진 이야기인가.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기만 해도 돈이며 밥이며 옷이며 집이며 다 준다잖은가? 그러나 사노 요코네 돼지는 숲에서 스스로 숲바람을 먹고 하늘을 그리면서 즐겁고 아름답다. 입가리개 손씻기도 좋지만, 이보다는 마음부터 아름다이 사랑으로 다스리면 말끔히 털어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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