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30


《일제농림수탈상》

 미승우

 녹원

 1983.11.1.



  일본은 섬나라라 합니다만 그리 작지 않습니다. 들도 숲도 내도 꽤 크고 넓어요. 이러면서 바다를 품었지요. 지구에 있는 뭇나라도 아무리 조그맣더라도 들이며 숲이며 내이며 알맞춤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일본은 스스로 뭔가 모자라다고 여겼어요. 아무래도 우두머리가 서면서 뭇사람을 총칼로 다스리려 할 적부터로구나 싶은데, 이때부터 옆나라를 기웃기웃합니다. 한국도 매한가지입니다. 고구려·백제·신라·가야·부여로 갈라서 우두머리가 서로 쳐들어가기 바빴는데요, 왜 자꾸 스스로 모자라다고 여겨 이웃을 윽박질러서 뭔가 빼앗으려고 했을까요? 옆나라나 옆마을을 짓밟아야 스스로 살아남는다는 생각은 누가 퍼뜨렸을까요? 《일제농림수탈상》은 한국으로서는 일제강점기에 제국주의 군홧발이 이 땅을 어떻게 얼마나 괴롭히면서 을러댔는가를 차근차근 밝힙니다. 교과서에 없는, 아니 교과서가 다루지 않은, 수수한 사람들 살림자리가 흔들리고 고달팠던 대목을 짚어요. 역사라고 한다면 이처럼 수수한 살림자리에서 사람들이 겪거나 치러야 했던 이야기를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통계나 도표를 넘어, 살림길을 읽을 적에 비로소 역사이고 학문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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