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29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나보순 외

 돌베개 편집부 엮음

 돌베개

 1983.11.20.



  2001년 1월 1일부터 사전 편집장으로 일하며 모든 틀이며 길을 처음부터 새로 지어서 닦기로 했습니다. 사전에 실을 올림말이며, 벼리에 찾아보기에 보탬글이며, 비슷한말을 다루는 길이며, 뜻풀이에다가 보기글까지, 이제껏 한국에서뿐 아니라 이웃나라에서도 없던 새로운 사전이 되기를 꿈꾸었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이웃나라도 올림말에 붙이는 보기글은 으레 ‘이름난 어른문학’이나 ‘신문·논문 글월’에서 따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참 못마땅했어요. 동시·동화를 비롯해서 만화책하고 ‘할머니·할아버지 말을 받아적은 구비문학’하고 ‘노동자 삶글’도 사전 보기글로 실어 마땅하다고 여겼고, 힘껏 이 보기글을 그러모았습니다. 이때에 책 하나를 통째로 보기글로 담고 싶던 ‘일하는 사람 삶글’로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가 있어요. 먹물들 죽은 글이 아닌, 땀흘려 살림을 노래하는 일순이·일돌이 싱그러운 글이야말로 사전이라는 책에 담을 만하다고 여깁니다. 수수한 삶을, 투박한 손길을, 싱그러운 눈빛을, 씩씩한 몸짓을, 다부진 어깻짓을, 여기에 하루를 아름다이 가꾸고 싶은 마음으로 일어서는 작은 물결이 반가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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