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0. 용하다


자꾸 잊어버리는구나 싶어서 종이에 적어서 척 붙입니다. 늘 지나가거나 오래 머문다 싶은 자리에 붙임종이를 놓아 스스로 알립니다. 얼굴을 보면서 알려주고 싶으나 때가 맞지 않으면 나중에 챙겨서 살피도록 붙임종이를 살짝 놓기도 해요. 우리는 마음으로도 만나지만 장삿속으로도 만나요. 홀가분한 마음으로 만나니 홀가분하다면, 돈셈으로 만난다면 돈어림을 하느라 썩 내키지 않는 자리가 되겠지요. 가난한 사람이란, 돈이 적은 사람이 아니라고 느껴요. 마음이 텅 비기에 가난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마음이 홀쭉하니까 가난하고, 마음이 넉넉하니까 가멸찹니다. 즐겁고 맑은 빛으로 넘실거릴 적에 가멸집니다. 스스로 북돋아요. 스스로 일으켜요. 스스로 돕지요. 어쩌다 되는 일도 있을 테지만, 모름지기 모든 일이란 스스로 마음에 심은 씨앗대로 흘러서 이루지 싶어요. 용케 되는 일이라기보다, 용을 써서 되는 일이라 할 만해요. 온마음을 쏟고, 온힘을 기울입니다. 온통 내맡기고, 오롯이 달립니다. 남이 내주는 일거리 아닌, 손수 짓는 일감입니다. 사랑이란 우리 마음에서 스스로 길어올려요. 용한 재주보다는 따사롭고 넉넉한 손빛에서 태어나는 하루입니다. ㅅㄴㄹ


붙임종이 ← 스티커

장삿속·일감·일거리·돈벌이·돈셈·돈어림 ← 비즈니스 모델

가멸다·가멸차다·푸지다·가득하다·돈있다 ← 부유, 부자, 거부, 백만장자

북돋우다·힘내다·사랑·아끼다·돕다·도와주다 ← 성원(聲援)

어쩌다·어쩌다가 ← 운(運), 운수, 우연, 혹, 혹시, 혹여, 혹은, 간혹, 무심코, 무심결, 설령, 설혹, 설사, 하필, 졸지, 종종, 만일, 만약

용하다·용케 ← 신기, 신비, 신통방통, 능란, 능수능란, 능하다, 재치, 수완, 베테랑, 프로, 기술자, 능력자, 해결사, 통달, 다재다능, 묘하다, 신묘, 기묘, 특이, 특별, 장하다, 다행, 행운, 운, 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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