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4.


《여우랑 줄넘기》

 아만 기미코 글·사카이 고마코 그림/김숙 옮김, 북뱅크, 2018.6.25.



올해 들어 첫 서울마실을 했다. 새로운 사전을 쓰느라 하루를 옴팡 쓰느라 되도록 바깥일을 안 보는데, 《책만들기 어떻게 시작할까》를 쓴 ‘혼출판사 아주머니’가 수다판을 펼 적에 도움이가 되면 좋겠다고 여겼다. 먼저 전주로 가서 〈잘 익은 언어들〉에서 다리를 쉬고, 서울 〈꽃 피는 책〉을 들러 〈이후북스〉로 갔다. 망원역 곁 ‘랄라캠프’에서 목을 축이고 길손집에서 묵은 뒤, 이튿날 수원으로 건너와 〈마그앤그래〉에서 등허리를 쉰 다음 〈책 먹는 돼지〉로 왔다. 수원 마을책집 가운데 하나인 이곳이 첫돌을 맞이했다고 하기에 ‘겨울 물오리’를 노랫말을 고쳐서 노래를 불러 주러 갔다. 이렇게 움직이는 길에 마을책집에서 《여우랑 줄넘기》를 보았다. 새옷 입고 나왔구나. 집어들어 펴지는 않았다. 2005년에 《아기여우 리에의 소원》이란 이름으로 나온 이 그림책은 매우 사랑스럽다. 어린이 리에랑 여우 리에가 마음으로 사귀고 손 잡고 놀며 숲을 사랑하는 마음을 시나브로 키우는 줄거리가 부드럽고 따스히 흐른다. 판이 끊어졌던 그림책을 알아볼 눈이 틀림없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살가운 그림책을 눈여겨보는 책집지기가 수원에 있구나 하고 느끼며 어쩐지 기뻤다. 오늘 이 땅에서도 아기 여우랑 노는 어린이가 있기를 빌며.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