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말이 버스 보리 어린이 그림책 8
김규정 지음 / 보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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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37


《계란말이 버스》

 김규정

 보리

 2019.8.12.



  작은아이는 으레 비행기나 배 같은 탈거리를 그립니다. 게다가 매우 큰 비행기나 배를 그려요. 하도 비행기나 배를 그리다 보니 이런 그림은 언제라도 척척 슥슥 빚습니다. 제 어릴 적을 돌아보면, 저도 작은아이 못지않게 새나 나무나 풀이나 꽃은 안 그리고 비행기나 배 같은 탈거리만 그려대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하고 이제서야 돌아보면 ‘사내라고 하는 몸’에 뒤집어씌우는 굴레나 발목을 붙잡는 사슬이 어마어마했어요. 이 모두 떨치고 싶은 나머지 비행기나 배라는 그림으로 끝없이 나타냈다고 느껴요. 이제 저는 어른이란 몸으로 살아가는데, 굴레나 사슬이란 남이 매달지 않고 스스로 끌어들이는 줄 제대로 깨닫지 않는다면, 작은아이 그림도 제 걸음도 그대로가 되겠지요. 《계란말이 버스》를 보면서 이런 그림도 언뜻선뜻 재미날 만하지만, 어쩐지 생각날개가 더 깊지는 않구나 싶습니다. 달걀말이꽃이라든지, 달걀말이구름이라든지, 달걀말이별이라든지, 달걀말이모래라든지, 달걀말이매미나 달걀말이개미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시금치말이나 쑥갓말이나 무말랭이말이는요? 모자란 그림은 아닙니다만, 다같이 새롭고 아름다이 바뀌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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