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가 만든 숲 담푸스 세계 명작 동화 2
미야자와 겐지 지음, 이토 와타루 그림 / 담푸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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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34


《바보가 만든 숲》

 미야자와 겐지 글

 이토 와타루 그림

 김난주 옮김

 담푸스

 2015.11.30.



  이 나라에서 쓰는 ‘바보’라는 낱말은 무척 재미있습니다. 언제나 두 가지로 쓰는데, 하나는 ‘나라가 돌아가는 판’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다른 하나는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든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스스로 즐겁게 살아가는 길’을 씩씩하게 나아가는 사람을 가리키지요. ‘멍청이’는 멍한 사람이요, ‘얼간이’는 얼이 나간 사람을 가리키지만, 바보는 달라요. 마치 바다 같은, 때로는 바람 같은, 무엇보다도 꿈을 바랄 줄 아는 사람을 가리키는구나 싶습니다. 매우 부드러우면서 상냥히 일컫는 “넌 바보로구나”랄까요. 어느 한 곳을 깊고 넓게 바라보면서 나아가기에 바보랄까요. 그래요, 바다를 품고 바람을 안으며 바랄 줄 알고 바라보는 이가 바로 바보일 테지요. 《바보가 만든 숲》에 나오는 이야기는 진작에 글로 읽었어요. 이 글에서뿐 아니라 으레 바보를 들먹이는 미야자와 겐지 님인데요, 그 낡고 답답한 일본 제국주의 군홧발이 춤출 적에 어쩜 이리 사랑스럽게 바보 이야기를 썼을까 싶어 놀랍지요. 삶을 찾는 바보, 사랑을 노래하는 바보, 살림을 짓는 바보, 이 바보는 그야말로 찬찬히 숲을 가꾸는 참한 벗님이었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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