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11.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오카 에리 글·D.유카리 그림/황국영 옮김, 자기만의방, 2020.1.7.



지난해 가을이 저물 무렵 “좌절 일기” 같은 이름으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갈무리해 볼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여태 어느 고비에서 어떻게 무릎을 꺾어야 했는가를 낱낱이 밝힌다고 할까. 이 이야기는 안 쓰는 쪽으로 맺었다. 낱낱이 털어놓는 ‘자빠지고 넘어지고 쓰러지고 짓밟힌 이야기’는 듣거나 읽는 사람이 매우 힘겨울 만하겠구나 싶더라. 그러나 우리 삶은 빛하고 어둠이 같이 흐른다. 즐겁게 일어나서 춤추고 움직이는 하루가 있다면, 고단한 몸을 누여서 고이 꿈나라로 날아가는 하루가 있다. 일어나서 움직일 때에만 좋지 않다. 누워서 잠들 때에는 나쁘지 않다. 밥을 먹으면 똥을 누고, 잘 입은 옷은 벗어서 빨래를 한다. 때가 낀 몸은 말끔히 씻는다. 그저 흐르면서 얼크러지는 길이다.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를 읽으며 ‘미운나’를 씻어내려고 애쓰는, 아니 처음에는 애썼으나 어느새 ‘고운나’라는 마음으로 돌려세우는 길을 걷는 이웃나라 사람을 만난다. 내가 쓸 “좌절 일기”라면 이런 이야기일 테지. 스스로 얼마나 어느 대목에서 바보스러웠는가를 털어놓고서, 이 바보스러운 쳇바퀴질을 오늘 어떻게 달리 바라보면서 스스로 사랑이란 빛으로 달래고 녹이고 어루만지면서 노래하는 숲길에 서는가 하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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