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숨은책시렁 213


《허웅 아기》

 편집부 글

 김윤식 그림

 조약돌

 1984.10.5.



저는 국민학교를 다니던 무렵(1982∼1987) 그림책을 만난 일이 없습니다. 중·고등학교에 들고서는 그림책을 쳐다볼 틈이나 생각이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교에 갔다가 터무니없는 노닥판인 대학교를 그만두려고 군대를 일찍 갔고, 군대를 마치고 신문을 돌리면서 구내서점하고 대학도서관에서 곁일을 하는데, 1998년에 이르러서야 ‘그림책’을 이곳에서 처음 만났어요. 아름다운 책을 스물이 넘을 때까지 못 만났으니 둘레 어른이 참으로 너무했다 싶으나, 그림책을 보고 자란 제 또래는 여태 딱 한 사람만 보았습니다. 진주에 있는 헌책집에서 ‘만화로 보는 제주도 전설 제1집’이란 이름이 붙은 《허웅 아기》를 만나며 오래오래 쓰다듬었습니다. 제 또래 제주사람 가운데 제주 옛이야기를 담은 만화책을 펼친 이가 몇몇 있을 테지요? 그림책은 못 만났어도 만화책은 실컷 만난 어린 날인데요, 제가 나고 자란 인천이란 고장을 다룬 이야기책은 하나도 못 보았습니다. 그러나 2020년대를 지나가는 요즈음에는 고장마다 스스로 이야기꽃을 피우려는 손길이 곳곳에서 일어나지 싶어요. 이제부터라도 새 책꽃 말꽃 삶꽃 노래꽃이 핀다면 무척 반갑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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