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9.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김민철 글, 한길사, 2019.11.29.



아마 2001년 가을이었지 싶은데, 그때 일하던 출판사 대표님이 나더러 “얘야, 조선일보에 나온 글은 거꾸로 읽어야 참인 줄 나도 아는데, 굳이 거짓이 뭔가를 알려고 조선일보를 읽고서 손가락질해야겠니? 오히려 걔들이 그런 걸 바라지 않겠니? 네가 보고서 밝힐 참다운 것만 보는 데에 시간을 쓰면 좋겠는데? 네 시간하고 에너지를 조선일보한테 빼앗기는 셈 아니니?” 하고 이야기했다. 출판사 대표님은 어머니 눈길로 다독이는 말씀이었기에,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손가락질할 일이 있으면 제대로 해야겠지. 그러나 이 삶을 손가락질로만 보낼 까닭도 뜻도 마음도 없다. 이튿날부터 ㅈㅈㄷ이란 신문은 아예 안 읽는다. 이러고서 2004년부터는 한겨레도 안 읽는다. 오마이뉴스에 거의 5000꼭지에 이르는 글을 띄웠으나 이 누리신문에 나오는 글도 안 읽는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숲’을 말하지 않고 ‘사랑’을 바라보지 않고 ‘삶을 짓는 사람’한테 다가서지 않는다고 느끼니까.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를 마을책집에서 한참 읽다가 내려놓았다. 글쓴이는 조선일보 기자이고, 박완서는 조선일보를 사랑했고 한길사도 그렇지. 제법 끌리는 책이었지만, 이 책이 없더라도 나는 얼마든지 꽃으로 글을 사랑을 아이를 읽을 수 있으니, 됐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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