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4. 뜬널


좀 차갑거나 쌀쌀맞다 싶은 사람은 무뚝뚝하지요. 무뚝뚝하지는 않지만 어쩐지 못 느낀다 싶은 사람은 무덤덤해요. 무디어요. 무덤덤하기에 제아무리 높다란 곳에 매단 뜬널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려나요. 무섭다는 마음이 아니기에 하늘널을 척척 오가면서 일할 수 있으려나요. 다른 것이 없던 곳에 새롭게 세웁니다. 뚝딱거리기도 하고, 옮기기도 합니다. 차근차근 짓습니다. 이처럼 짓는 터전에는 씩씩한 숨결이 흐릅니다. 어제는 불꽃튀는 판이었다면, 오늘은 툭탁거리는 마당일 수 있고, 모레에는 티격태격할는지 몰라요. 맞서면서 자라고, 부딪히면서 큽니다. 하나하나 마주하는 동안 두 마음이 만나니 넌지시 얼크러집니다. 같은 자리에 서서 새삼스레 말을 섞어요. 영 생각한 적이 없으니 뜬금없거나 우스꽝스러울 수 있어요. 익삭판이 벌어집니다. 우스우니 함께 웃으면서 넘어가요. 가볍게 웃습니다. 바람처럼 웃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잎망울처럼 웃습니다. 짧던 해는 차츰 길어지고, 한겨울에는 토막틈에 겨우 해바라기를 하며 빨래를 널었다면 봄이 가까울수록 느긋하게 햇볕을 쬐며 쉽니다. 그리고 새로운 철에 할 일을 하나하나 가다듬어요. ㅅㄴㄹ


못 느끼다·무디다·무덤덤하다·덤덤하다 ← 불감, 불감증, 무감, 무감각

뜬널·하늘널 ← 비계(飛階), 고공가설물

짓는곳·짓는터·지음터 ← 공사장, 작업실, 창작실, 공방(工房)

다투다·싸우다·치고받다·툭탁거리다·티격태격·불꽃튀다·힘겨루기·부딪히다·맞서다 ← 공방전, 공방(攻防)

얼크러지다 ← 연관, 연루, 상관, 관계, 관련, 혼란, 혼선, 복잡, 융합, 조화, 조응, 궁합, 상대, 교류, 교제, 존재

토막판·토막마당·우스개·익살·우스꽝스럽다 ← 촌극(寸劇)

짧다·토막틈·빈틈·틈·틈새 ← 촌극(寸隙), 촌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