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6.


《어른 초등학생》

 마스다 미리 글·그림/박정임 옮김, 이봄, 2016.4.28.



온갖 일을 겪으며 모든 일은 새롭게 배우는 길이 된다고 느낀다. 집에서 읍내로 나가는 시골버스만 타도 멀미가 나오고 화학약품·플라스틱 냄새에 어질어질하다는 큰아이한테 ‘그 사나운 것에 마음을 쓸수록 그 사나운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가 무엇을 싫어하면 그 일은 끝나지 않고 자꾸 찾아든다고, 그러한 일이 왜 생기고 어떻게 다스려서 오직 우리 꿈길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느냐 하나만 헤아릴 노릇이라고 덧붙인다. 나도 어릴 적에 시내버스만 타도 똑같이 멀미를 한 몸이고, 그때에는 한겨울에도 창문을 열었으며, 전철을 탈 적에도 늘 창문 열리는 칸에 타서 바깥바람을 쐬어야 넋을 차릴 만했다. 어른들이 짓는 터전이 참 아리송했지. 왜 아름다운 숨결이 흐르는 마을이 아닌, 사나운 것으로 자꾸자꾸 더 키우려고 하는지. 《어른 초등학생》은 어른이 된 몸으로 그림책을 되읽으며 떠오른 이야기를 글·그림으로 담는다. 어릴 적에 몰랐던 대목을 어른이 되어 알아차렸다는데, 매우 재미없다. 아름책을 들려주는 얼개도, 그린님 삶을 밝히는 틀도, 새롭게 눈뜨는 빛도 잘 안 드러난다. ‘마스다 미리’가 마치 ‘팬시 상품’처럼 팔리기에 뚝딱하고 엉성히 엮은 판이지 싶다. 그저 그림책을 사랑하면 안 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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