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0.2.2.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줄리 폴리아노 글·줄리 모스태드 그림/최현빈 옮김, 찰리북, 2017.3.31.



늘어나는 아이들 살림에 맞추어 집안을 갈무리하자니, 내 책상맡부터 갈무리해야겠구나 싶더라. 무엇보다도 마냥 쌓고서 미처 안 읽은 책, 다 읽고서 느낌글을 여태 미룬 책, 다 읽고 느낌글을 썼으나 그 책에 나오는 얄궂은 말씨를 가다듬으려 했다가 손을 놓은 책을 이모저모 갈라 놓는다. 세 해 앞서 봄날에 장만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가 문득 눈에 뜨인다. 네 철을 다 다른 눈빛으로 마주하면서 담아낸 이야기가 싱그럽다고,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아직 우리 네 철을 고루 살피면서 담아낸 이야기는 없지 않나 하고 생각하던 일이 떠오른다. 아직 열두 달 이야기꽃이 없다면 내가 손수 여미면 되겠거니 하면서 지난해에 열두 달 노래꽃을 써 본 일이 있다. 그래, 큰아이더러 열두 달 노래꽃에 맞추어 그림을 한 칸씩 그릴 수 있겠느냐고 물어볼까? 큰아이는 인천 골목마을에서 태어나서 아버지하고 걸어다닌 어릴 적을 떠올리지 못한다. 처음부터 시골에서 나고 자란 줄 안다. 어린 나날 마음자리에서 흐르는 시골빛을 아이 눈망울로 담아낸다면 더없이 싱그럽겠지. 이웃나라에서 빚은 그림책도 곱다. 참말 그렇다. 모든 철을 마주하면서 “사랑해!” 하고 외칠 만하다. 추운 겨울도 더운 여름도 맑은 봄도 환한 가을도 사랑해.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